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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부적응자가 남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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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더 작성일24-05-02 19:00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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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여름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에서 홍세화를 봤다.
고공농성을 하던 김진숙을 응원하는 희망버스가 갔을 때다. 홍세화는 무대 먼발치 담벼락 쪽에서 홀로 행사를 지켜봤다. 진보 셀럽들이 맨 앞자리 어디 앉을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걸 목격한 뒤라 그 모습이 오래 남았습니다. 2013년 홍세화가 제안해 만든 학습 협동조합 이름이 가장자리라는 걸 알았을 때 경계를 지키거나 버티려던 마음으로 담벼락 쪽에 선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가장자리 창립과 말과활 창간을 두고 인터뷰했을 때 홍세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삶의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 벼랑 끝에 내몰리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이죠. 중심을 지향하는 게 아닙니다. 중심이 점 하나라면 가장자리는 평등한 점들이 모여 만드는 선입니다. 벼랑 끝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맞잡는 연대의 선인 거죠.
부고에 그 가장자리를 떠올렸습니다. 그 자리는 전장이었습니다. 모두가 점 하나 장교가 되려는 세상에서 홍세화는 늘 끝까지 사병으로 남겠어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고 했습니다. 척박한 땅에서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하고 싸워 작은 열매라도 맺게 하는 거름 역할을 하려 했습니다. 끝까지 한국 사회 부적응자로 남았습니다. 프랑스에서 귀국한 해 어느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계신가요라는 진행자 질문에 적응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했습니다. 홍세화는 불온성을 간직한 걸 또 다행으로 여기고 살며 악역을 자처했습니다. 불화 비난을 감당하며 가장자리를 지켰습니다.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선 이 불온한 자는 거침없었습니다.
척탄병으로 폭탄을 던진 곳은 수구보수 자리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에도 투척했습니다. 홍세화는 세상을 바꾼다면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기 전에 스스로 바뀐다는 사실을 상기하려 했습니다. 조국의 사모펀드 문제와 우리는 조국이다 집회의 실상을 비판한 것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노동문제에 분노하던 이들이 문재인 정권의 노동문제에 침묵할 때 나는 김용균이라고 외친 것도 늘 가장자리를 지키며 싸운 늙었으나 용맹했던 척탄병의 일이관지였습니다. 수구보수 쪽 사람들은 홍세화가 죽고 진보좌파 비판을 끄집어내지만 그는 수구보수의 반동성을 줄곧 비판한 사람입니다. 이 정권이 들어서자 윤석열의 독불장군식 밀어붙이기와 김건희에는 눈감는 불공정 등을 비판했습니다. 홍세화는 진보좌파의 우경화와 이중성 부의 축적을 비판했지 수구보수를 옹호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11월 쓴 한겨레 칼럼에는 따위가 문재인 정권을 좌파정권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가 왜 진보냐 좌파냐라고 응수하지 않는다고 썼다. 사회주의자였던 그는 수구 언론이 우경화된 진보좌파 세력을 좌파로 부르는 것을 좌파에 대한 모독으로 여겼습니다.
자기 좌표도 공격 대상 좌표도 한결같았습니다. 소수자 난민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 빈자 즉 육체적 품이든 정신적 품이든 품을 팔아야 먹고살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약자들 편에서 싸웠습니다. 벌금 수십만원 100만~200만원이 없어 교도소로 가 노역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 맡은 스톡옵션도 수당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은행장 도 그에겐 마땅한 자리였습니다. 저널리스트 홍세화도 20 대 80 사회에서 80의 생존과 투쟁 이야기를 거듭 끄집어내며 대물림되는 가난을 직시했습니다. 마지막 단독 저서 에서 언론이 다루는 서사는 대부분연예인부자유명인호감정치인 등 20과 관련된 것들이고 노동자 등 80과 관련된 서사는 사회면에 양념처럼 곁들여지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환절기에는 코 건강을 잘 살펴야 해요 공화주의자 홍세화는 한겨레21과 진행한 마지막 병실 인터뷰에서 비판성연대성을 공화국에서 품어야 하는 민주시민의 성격이라고 했습니다. 현실은 어떤가. 자기 진영정파 사람들 잘못에는 눈감거나 옹호하고 다른 진영정파 잘못은 침소봉대합니다. 없는 사실조차 만들어 공격합니다.
진보와 개혁을 외치는 이들 중 난민 소수자와 연대하는 이도 찾기 힘들다. 공공의 장은 비판적 이성과 토론 대신 광신과 맹신 적의로 차버렸습니다. 홍세화는 대한민국이 국가 귀족 사회 귀족 나라였지 공화국인 적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홍세화가 죽었습니다. 진보를 자처하거나 진보 운동을 해온 이들이 진영정파의 치어리더가 되고 정론을 추구한다는 이들이 20의 이야기꾼 노릇만 하는 세상에서 그의 부재를 오래 되새길 것 같습니다. 기후위기 성장 일변도의 생활양식 싹 갈아엎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턱밑까지 차오른 복합적 위기의 실상을 모두가 실감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 나온 책 는 마치 성경 속의 예언서처럼 읽힙니다. 우리 시대의 전방위적 위기/national-general/article/202209070600015 "최순실게이트는 대한민국이 사적소유물이라는 점을 오롯이 드러낸다"경향신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기획 특별취재팀은 지난 7~9월 지식인 40여명과 기획 자문을 겸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도움 주신 분들의 양해를 얻어 전문을 싣습니다/national-general/article/201610271703001홍세화 말의 진지 구축 배제된 자들의 삶 속에서 정치 발견하겠다2011년 여름 어느 날 희망버스가 당도한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담벼락 밖 집회 현장에서 홍세화 말과 활 발행인 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중앙무대 뒷발치에서 홀로 행/culture-general/article/201306072209395홍세화 톨레랑스는 차이를 용인하는 자세칼럼니스트 홍세화 가 10년 전 번역한 필리프 사시에의 가 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됐습니다. 홍씨는 15년 전 에서 처음 톨레랑스를 소개한 뒤 이 말을 전파/book/article/20100201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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